동계 장박 1편 - 장박지 선택시 주의해야 할 점

배워서 남주자

올해 처음으로 캠핑 동계 장박을 시작했습니다.

시작 직전까지 별생각 없다가, 지인이 함께 시작하자고 하여 급하게 장박지를 고르고 장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냥 텐트만 쳐놓고 왔다 갔다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요.

종종 후회가 됩니다.ㅜ.ㅜ

장박은 그냥 1박2일이나 2박 3일 캠핑과 똑같이 생각한 것이 오산이었습니다.

야외에 내 집을 하나 만드는 정말 중요한 일이었네요ㅋ

 

그래서 동계 장박 선택시 개인적으로 느꼈던 주의해야 할 점을 다섯 가지 정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장박지 선택시 주의해야 할 점

 

첫째, 가보지 않은 캠핑장은 피하자. 

이번 장박은 늦게 신청하는 바람에, 좋은 곳은 거의 마감되어 아직 마감되지 않은 곳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예약을 하게 되었는데요...

하필이면 어두컴컴해질 무렵에 캠핑장에 도착해서 텐트를 설치를 했습니다.

다음날 일어나서 커피를 한잔 내려서 한 바퀴 쭈욱 경치를 둘러보았는데....

저 멀리 뮤덤 뷰 ㅠ.ㅠ

여태껏 캠핑을 하며 한번도 보지 못한 뷰에 살짝 당황스러웠네요.

의식적으로 그쪽을 쳐다보려 하지 않아도 나무 한그루가 참 이뻐서 보게 되지만, 쫌 그렇습니다.

올해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좋은 곳을 찜해서 장박지를 고를 예정입니다. 

 

둘째, 집에서 먼 거리에 있는 캠핑장은 피하자.

장박 비용은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달에 보통 20만 원 정도 합니다.

보통 1박 3만원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2박 3일 기준 3회, 1박 2일 기준 매주 가야 본전이죠.

매번 텐트를 설치하고 철수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비용에 포함한다면 매주 가지 않아도 나쁘지 않겠지만요.

 

하지만 거리가 멀면 아무래도 자주 가기 부담스럽게 됩니다. 

가급적 3~40분 이내 도착 가능한 곳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부담스럽지 않게 떠날 수 있습니다. ㅋ

참고로, 보통 장박지는 아무때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금토일, 공휴일밖에 안됩니다. 

저는 평일도 되는줄 알았네요ㅜ.ㅜ

 

셋째, 사이트 평탄화가 되어 있지 않은 캠핑장은 피하자.

사실 평탄화에 관한 부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왜냐면 평소 캠핑을 하면서 어느정도의 울퉁불퉁한 바닥은 있었지만 경사가 심했던 경우는 처음이었거든요.

이런 경사진 곳에 텐트를 친다면???

젓가락 굴러 떨어지고, 테이블 수평 맞추기 힘들고, 잠잘 때 아래로 쏠리고, 심지 난로 켜기 힘들고....

조금 오버하자면, 텐트 안에서도 등산하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장박을 시작한 후로 큰 박스를 보면 자꾸 탐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큰 박스만 보면 주워다가 텐트 바닥에 깔아 사이트 평탄화를 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ㅠ.ㅠ

내 돈 주고 뭐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이 자주 들었네요.

 

추가로, 잔디사이트는 겨울에 정말 비추 비추 비추입니다.

파릇파릇한 잔디는 정말 예쁘죠.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텐트를 짓고~ 있으면 이쁘죠.)

 

하지만 마른 잔디는 신발에 잘 묻어서 텐트 실내가 마른 잔디로 난리가 납니다.

괜히 애들한테 조심 좀 하라고 잔소리하게 될 수밖에 없고요.

비나 눈이 온 후는 진흙탕이 되어 개판 오 분 전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다시 장박을 하게 된다면, 평탄화가 잘 되어 있는 파쇄석이나 데크가 있는 곳으로 선택하려 합니다.

 

넷째, 들개와 야생고양이가 나오는 캠핑장은 피하자.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은 패스하고요 ㅎ

저는 큰 개와 야생고양이는 정말 싫어합니다.

또한 애들도 개를 무서워하고요.

뭐, 야외에 들개나 야생고양이가 없는 곳은 거의 없지 않나 싶기도 한데요.

 

장박을 시작하고 2번째 갔을 때였던가?

새벽에 잠깐 잠이 깨서 화장실에 가려고 이너텐트를 열고 나왔는데, 고양이가 텐트 전실에서 웅크려서 자다가 깜짝 놀라서 출입문으로 뛰쳐나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새벽에 놀라서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겨울에 일산화탄소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환기구를 만들어놓고 자야 하죠.

그날 텐트 문을 조금 크게 열어놨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날 다시 잠들면서 꿈속에서 고양이와 개 여러 마리가 텐트 안에 있는 끔찍한 악몽을....

최근에는 또 캠핑장에 방문해서 텐트 문을 열었는데, 고양이가 테이블 아래 놓은 저의 넥워머 위에서 웅크려서 자고 있더라는 ㅠ.ㅠ

아마 눈이 많이 내려서 피해서 들어온 것 같은데, 진흙이 묻은 발자국이 여기저기에....

여하튼 야생동물을 싫습니다. 정말....

 

다섯째, 관리가 잘 되지 않은 캠핑장은 피하자.

캠핑을 다니다 보면 화장실만 봐도 이 캠핑장 주인이 관리를 잘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사실 남자들은 화장실이나 샤워실에 예민하지 않은 편이지만, 안지기님들이 예민하시죠.

 

장박도 부부가 서로 동의해야 할 수 있는 것인데,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곳이라면 과연 매주 함께 가 줄까요?ㅋ

대부분의 경우 관리가 잘 되지 않은 캠핑장은 별로 친절하지도 않고, 진상 캠퍼가 왔을 때 관리도 되지 않습니다.

 

괜히 비싼 돈 주고 캠핑하면서 관리도 되지 않은 캠핑장에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눈이 올때 캠핑장에서 텐트에 쌓인 잘 치워주는 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겠네요.

일부 캠핑장의 경우, 퇴실시 난로에 등유를 채워놓으면, 눈이 많이 쌓일 때 난로를 틀어주는 곳도 있다고 하니...

비싼 텐트가 망가지지 않게 어느정도 신경 써주는 곳이면 안심하고 장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상으로 장박지 선택 시 제가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점들을 알려드렸는데요.

1박 2일이나 2박 3일이라면, 아무 캠핑장이나 가도 크게 지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박은 짧게는 2개월, 길게는 3개월 이상 계속 있어야 할 곳이고 생활해야 하는 곳이므로 신중히 장박지를 선택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 참고하시고 좋은 장박지 선택하셔서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 남기시길...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내용이니, 필요한 부분만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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