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장박 4편 - 3개월간 장박 후기(12월~2월)

배워서 남주자

어느덧 3개월의 장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3개월이 길다고 느껴졌었는데요...
후딱 3개월이 지나버렸네요.

처음 장박이다보니 시행착오도 많았고 그만큼 추억도 많았습니다.
앞으로 장박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조금 느낀 점이 있고요.

그래서 잊기 전에 기록해보려 합니다.

장박 시작

급작스러운 장소 결정과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로 시작...
우선 장박을 하기 직전까지 결정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장박지도 자리가 남은 장소로 급하게 정하게 되었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결론적으로는 바닥이 경사져서 취침시 불편했다는 점과 마른 잔디의 무서움을 깨닫게 되었다는 점 빼고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바닥 단열재나 스커트를 덮기 위한 물병 등 준비물도 우선 텐트를 쳐놓고 서서히 장박이 끝날 즈음이 되니 완성이 되었고요ㅋ
(덕뿐에 잠시 길냥이의 공간이 되기도~)


장박 시작 전 tip
1. 장박지 사전 답사를 통해 마음에 드는 캠핑장과 사이트 결정
- 파쇄석, 잔디, 데크 중 선호에 따라 결정, 바닥 평탄화 확인, 집에서 30분 내외 정도 거리 등
2. 장박 준비물 미리 준비
- 장박텐트(리빙쉘, 벨텐트 등), 난로, 등유통, 소화기, 일산화탄소 경보기, 바닥 단열재, 스커트 덮을 2리터 페트병, 우레탄 창 등

장박 중

처음 장박을 시작한 후 집에 돌아갈때 궁금했던 것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전기를 차단하면 텐트가 눅눅해질텐데 이불이나 옷을 가지고 다녀야 하나?
아이스박스 놔두고 다녀도 괜찮나?
난로 새로 산건데 놔두고 잊어먹진 않나?
처음에 텐트 쳐놓고 집으로 돌아갈 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마치 자식을 홀로 두고 가는 느낌?ㅋ

이화지작3, 문리버2 도킹


지금 생각해보면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네요,
저는 이불이나 옷과 난로는 이너텐트에 넣어두고 다녔습니다.
아이스박스도 큰거 하나 놔두고, 올 때마다 소프트 아이스박스에 아이스팩과 음식을 챙겨 다녔습니다.
등유는 10리터짜리라서 집에 돌아갈 때 난로에 전부 채우고, 올 때마다 10리터씩 구입했습니다.
등유 10 리터면 오후부터 다음날 퇴실 전까지는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동계 장박을 하면 2박을 꼭 해야겠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1박만 하게 되더라는....
2박을 하실 거면 등유가 20리터 정도는 있어야 껐다 켰다 안 하고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생각했던 장박의 목적(아이들과 겨울에 관한 추억)을 달성한 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눈도 많이 왔고, 아이 키만 한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저 눈사람 머리가 너무 무거워서 넷이 같이 힘겹게 들어 올렸습니다. ㅋ

장박 마무리

매번 장박지에 갈 때마다 뭔가를 하나씩 사서 꾸며줬던 것 같습니다.
사실 꾸며줬다기보다 아쉬운 점 보강 차원이었던 것 같네요.
신발장, 옷장, 러그, 야전침대 등등등
장박의 짐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2월 말까지 장박인데, 1월 말부터 천천히 짐을 줄여나가기 시작했고, 장박 종료 전 주에 짐을 트렁크 가득 채워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팩 뽑기....
겨울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텐트가 날아가지 않게 풀 팩을 해줘야 합니다.
제 옆에 있던 지인 텐트에 박았던 팩입니다.
어마어마하죠?ㅋ
아침부터 꽤 오랫동안 팩을 뽑고 물로 씻어서 말렸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박혀있어서 그런지 녹슨 팩이 여러개 보입니다.
새로 구입해야겠네요.

텐트 스커트를 눌러주기 위해 올 때마다 주워와서 물을 담았던 수많은 페트병들...


아이들에게 물은 버리고, 페트병은 분리수거함에 잘 넣으라고 임무를 줬습니다. ㅋ

혹시 궁금할지 모르는 텐트 변색(?)


계속 햇볕을 받은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위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얼핏 보면 잘 모르지만 비교해놓으니 벽색된것이 보이네요.
가까이에서 보면 푸석푸석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장박이 끝날 즈음에는 텐트 방수 기능도 많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었고, 군데군데 심실링도 벗겨지네요.
새 텐트로 장박을 하면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버릴 텐트로 장박을 해서 그냥 썼지만, 새 텐트로 장박을 한다면 평상시 덮어놓을 수 있는 덮개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유가 있다면 장박철수 후, 텐트세탁을 맡겨도 좋지않을까 합니다.

장박 난방과 환기

장박을 한다고 하면 생각보다 주위에서 더 걱정을 많이 합니다.
춥지 않겠느냐, 질식해서 죽을 수도 있다는데 조심해라 등등

중요한 것은 충분한 난방과 철저한 환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신일 팬히터 1200을 기본으로 하고, 파세코 camp 25를 보조로 사용하였습니다.
신일 팬히터는 주간에는 18도 정도, 취침 시에는 22도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파세코 camp 25는 주간에 야외에서 사용하고, 해가 지면 실내에서 군고구마나 어묵탕 끓이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잠들기 한 시간 전에는 껐습니다.
환기만 잘하면 되겠지만, 중간에 등유가 떨어지면 불연소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해서 걱정이....


환기구는 2리터 페트병을 잘라서 텐트 양옆으로 환기구 2개를 만들어줬고, 일산화탄소 감지기도 거실과 이너텐트에 2개 설치했습니다.

오히려 난방비 아끼는 저희 집보다 따뜻했고, 반팔만 입고 잤습니다.
환기만 잘하면 별 탈 없다는 생각이지만, 혹시 모르니 안전을 위해 취침 시에는 여러 기능이 있는 신일 팬히터만...

개인적인 장박 장단점

장점
텐트 설치와 철수의 압박에서 벗어나서 가족들과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음
음식만 챙겨서 부담없이 캠핑을 갈 수 있음
여유로운 일요일 아침을 즐길 수 있음

단점
장박비용이 아까워서라도 다른데 못가고 주말마다 장박지로 가게됨
편안함에 익숙해져 단기 캠핑을 어떻게 다녀야 할지 두려워짐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장단점은 이 정도입니다.
좋은 경험이었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고 추천하고 싶네요
혹시 장박을 고민하시는 분께 이 글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다음 장박은 벨텐트에 화목난로 고고~~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댓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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